Poison quells poison



“독은 독을 죽일 수 있다더라. 멋진 말이긴 한데, 이미 너무 늦었잖아. 안 그러냐?



이름

Callisto Falcone 칼리스토 팔콘

Callisto Marrone Falcone, 칼리스토 마론 팔콘



나이

46 



국적

이탈리아



계급

소위



체격

167cm 63kg

 

 

외관

whath님 지원

탁하고 옅은 금발, 다듬을 틈도 없이 훌쩍 지나버린 시간에 엉망으로 내려온 앞머리를 세 갈래로 나눴다. 사방으로 사납게 뻗친 머리카락은 목을 타고 내려오는 걸 낮게 질끈 묶은 채다. 옅고 밝은 푸른색 눈은 반쯤 올라가 있어 인상이 순하지만은 않지만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사납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다. 손에 자잘한 상처가 많은데 하나같이 전부 흉터에 속한다. 검은 목티 위 회색 셔츠에 겉옷까지 제법 꼼꼼히 챙겼다. 고글은 가지고 있긴 하나 착용하는 일은 드물며, 언제 쓰게 될지 모른다고 버리지도 않아 머리에 올려 고정시키고 다닌다. 그간 걸어온 땅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전투화는 닦을 틈 없이 낡은 티를 유지한다.



성격

우선 그 여자는 낙관적이다. 낙관적이었다,고 말한다. 이젠 그 단어조차 희미해진 일상이란 시간 속에서 의식적으로 여유롭고 느긋한 태도를 고수하던 그 여자가 지닌 회로를 이용해서는 이 별의 멸망을 따라잡을 수 없다. …다만, 이 별의 자전 속도를 따라가기엔 딱 알맞았다. 이 해가 진다면. 여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멸망의 'ㅁ'자도 따라잡지 못한 채니까. 날쌘 사람이라는 것도 이제는 예전의 이야기라,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노을을 만드는 태양. 그게 고작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반 년 전의 과거, 여자는 '날쌘'이라는 수식어를 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때부터 웃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가 존재하는 것도 이상한 이야긴 아닐 테다. 욕심도 없고, 예전의 자신에게 빌려준 사명감조차 찾지 못한 채 여자는 오늘을 살아낸다. 이제 이 별엔 아마 우리뿐일 거야. 그러니 조금 느리게 걷는다 해도 문제없겠지.

 

 

기타

군인 집안 출신, 그 때문인지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집안에서 더 이상 군인의 배출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어르신'들은 여자의 생각을 일찌감치 알았고, 그로 인해 관련된 모든 물건들을 치우고 책을 먼지 더미에 쌓아뒀으나 그 모든 차단이 빛을 보는 일은 없었다.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도 제법 많은 걱정―의 탈을 쓴 강요랄까―을 한 몸에 받았으나 곧 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교에 진학하며 가족들의 걱정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는다. …그러니까, 여자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본래 부대에 군의관으로 입대했기 때문에. 수틀려도 어떻게든 군대에 몸 담기 위해 여러 단련도 소홀히 대한 적 없어서 그런지 군인으로서의 체력도 모자라지 않은 편. 단기 복무로 가족들은 여자와 타협을 하려 했으나 여자는 얌전히 말을 듣는 법이 없다. 몇십 년이 넘도록 전장에 몸을 담고 있는 게 그 증거 아니겠는가.

-

군의관으로 있었기에 여자에게 있어 편한 호칭은 계급에 따른 것보단 선생님. 진급을 포기하고 군의관으로서의 최소 계급인 소위로 오래 남은 탓인지 본래 부대에선 갈수록 들을 일이 없어지던 참이라(착각이다. 소위도 결코 낮은 계급이 아닌지라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자주 들었다.), 여자는 입버릇처럼 그 호칭을 입에 담곤 했다. 어쩌면, 자신을 그렇게 부르던 어린 동료들에 대한 회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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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담배 전부 입에 대지 않는다.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게 있기에 입에 댈 생각도 못 한다고. 그래서인지 동료들이 하는 것도 좋게 보지 못한다. 날이 가니 주책만 늘어서는 한껏 잔소리를 하는데, 다만 그것도 반 년 전부터는 조금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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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냄새를 좋아하지만 레몬이라는 과일은 불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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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스스로를 행운아로 대한다. 지금까지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적은 이 별의 멸망이 유일했고, 얼마 남지 않은 미래에도 유일할 것이기 때문에.




선관

 



텍관

아드리아나 로렌조

팔콘에겐 로렌조가 지나치게 깍듯했으며 로렌조에겐 팔콘이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본래 몸담고 있던 부대의 차이가 이렇게까지 두드러질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의무병으로서 군의관을 대하는 태도라 해도 여자는 로렌조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마,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그래서인지 종종 그를 향해 중얼거리곤 한다. 안디 원사, 그리 깍듯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가 수차례… 아니… 아니다…….

 

페이 W. 주드

신경 쓰지 말도록. 흉터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게 어려워서 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는 흉터인 것 같긴 하다만. ……뭐, 그런 이야기다. 그간 있던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탓에 팔콘이 기억하는 건 많지 않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제법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 그뿐이다. 그 '변화'의 계기가 자신이길 바라면서도 막상 본인이라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팔콘은 아마 이해하기 힘들 테다. 둘의 관계란 딱 그러한 정도의 형태를 이룬다. 무엇이 계기였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조차 그는 모른다. ……언제부터 부대의 맨 뒤를 담당하던 본인의 뒤를 따르는 하관이 생겼는지도 말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더니 딱 그 꼴이었다.

 

알피스 캠벨

사람을 구하는 것에 몸을 아끼지 않는 건 좋다 이거야. 바람직한 군인의 자세이지. 하지만, 알피스 중사. 사람을 구하다 구해져야 할 처지에 처하면 어떡하냐. 우리가 본격적인 수색 작업에 착수되고, 캠벨은 참 많이도 찾아왔다. 팔콘이 종종 정리하곤 했던, 여러 이름이 적힌 차트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이름은 당연히 캠벨의 것이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응급처치를 가장 자주 필요로 한 게 캠벨이었다는 뜻이라고. 팔콘은 확신했다. 어쩐지 그때부터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고도 말이다. '…우리에게는 죽어야 많은 시간이 주어지며… 다만 짧은 시간, 혹독한 삶을 우리는 산다.' (* 세모니데스) 다만 큰 소리만 내는 건 아니었으니. 멸망해가는 세상에서 둘은 과거의 멋들어진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동료였다. 그들이 좋아하는 언어로 말해볼까. 벗이었다. 술을 나누진 않지만 시를 나눈다는 건 그들에게 있어 제법 멋진 일이다. 흥얼거리는 단편적인 노래 가사들조차 그러했다. 뭔들 지금 이 세상에서 하면 멋지지 않겠는가. 그것도 분명 맞는 말이다만. Just the two of us, We can make it if we 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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