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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란


캐치프레이즈

별이 낳은 아이



 

한마디

“언제부터 헤엄쳐야 별에 닿을까. 궁금하지 않아?“



 

이름

安岐蒼太 아키 시게타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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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길어 목덜미를 덮는 하얀 머리카락은 기는 과정에서 다듬지 않은 듯 날것이었다. 긴 앞머리에 한쪽 눈은 잘 보이지 않았고, 그게 불편한지 때때로 소년은 검은색 핀으로 머리를 넘기기도 한다(…). 적당히 묶을 수 있는 길이가 되자 그는 어쩐지 꿋꿋하게 반묶음을 고수 중이다. 가끔 하나로 묶기도 한다.

하얀 머리칼 사이 파묻힌 눈은 파랗다. 반쯤 감긴 눈을 보고 사람들은 졸려 보인다며 입을 모았다. 그럴 때마다 자신처럼 며칠 동안 산을 타도 피곤하지 않은 사람은 찾기 힘들 터인데, 소년은 생각하곤 한다.

의외로(!) 교복을 잘 갖춰 입었다. 재킷은 잃어버린 걸까 어쩐지 입학식이 지난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키가 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애초에 바지를 작게 맞춘 건지. 움직일 때마다 드러나는 발목에 겨울만 되면 춥다고 투덜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신고 다니는 하얀 운동화에는 가끔 흙이 묻어 있으나, 저녁마다 꼼꼼하게 닦기 때문에 크게 티가 나진 않는다. 물론, 똑같은 운동화가 여러 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가 늘 들고 다니는 가방엔 뭐가 들었는지 제법 묵직하다. 혹시라도 안에 든 게 망가질까 애지중지하는 모습을 보고 추측하건대 내용물은 아마 망원경일 것이다. 책가방에 대해 물어보면, 소년은 방긋 웃으며 가방을 소중히 안고 도망치기만 했다(…). 가방 안쪽엔 소년의 이름을 비롯해 여러 이름이 적혀있는데, 그것이 누구의 이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 어린 티를 벗은 가방에 어쩐지 이름만 선명했다.



 

성별

남성

 

 

나이

19세 / 3학년



 

키/몸무게

177cm / 68kg



 

성격

즉흥적인, 단순한, 어수룩한

그가 언제 산에 올라가는지 아는가? 정답은 '오르고 싶을 때'이다. 종이 치기까지 10분, 책상 구석 낙서를 지우다 문득 별이 고프게 되면 소년은 그제야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단순하고 또 단순한, 꼼꼼한 사람들이 보면 치를 떨 단 한 줄의 계획. 끝나자마자 가방 챙기고 산을 오른다! 초코바도 몇 개 챙겨서. 친구와의 약속을 준비하던 도중 노을이 예쁜 걸 보니 별이 많이 뜰 것 같다며 파투 낸 적 또한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여러모로 즉흥적이었다. 그의 이성은 열정을 이길 수 없어서, 가끔 즉흥적인 행동 뒤에는 '제멋대로'가 따라오곤 했다. 아니 늘 따라왔고, 아마 앞으로도 따라올 것이다.

소년은 생각하는 행위를 꺼렸다. 생각에 머릿속이 온통 잡아먹힐 것 같다는 이유였다. 생각과 현실을 구분하는 방법을 그는 몰랐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어서 그저 도망쳐 온 소년이니 어쩌면 당연지사였다. 어느 순간 소년에겐 '단순하다'라는 감상이 따른다. 어디로 갈지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일정한 주기로 빙글빙글 공전하는 행성 중 하나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하고 싶으니 하는 것이고, 좋으니까 좋은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그 공식을, 그럼에도 믿지 않는 누군가의 앞에서 소년은 오늘도 별 뜻 없는 단순한 호의를 건넨다.

어수룩하고, 서툴고, 또 미숙했다.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조심성이 많은 거라고 투덜대지만, 이 소년과 함께 자란 모든 아이들은 알 것이다. 그건 단순한 조심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가 세운 모든 계획에 치밀함이란 없었고, 행동에 돌입하자면 늘 어설프게 굴어 모두의 발목을 잡곤 했다. 또한 지나가는 말마다 덥석덥석 물어와 믿곤 하니 누군가의 장난에, 혹은 거짓말에 넘어가는 일도 부지기수. 순진한 주제에 결코 성질이 모자라진 않아 또박또박 화를 내는데, 반응이 웃기다는 이유로 하루하루 그를 향한 장난은 늘어만 갔다.



 

소지품

천체 망원경 수납 가방, 금속 재질의 요요, 초코바



 

특징

별을 좋아하고 산을 싫어한다. 다만 매우 즉흥적이고도 뜨거운 그의 열정이란 단순한 불호 성향이 막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별을 보기 위해 늘 싫어하는 산을 오른다. 그 과정에서 친구의 존재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 때로는 가족의 존재 또한 그러했다. 물론 진심은 아니리라. 끽해봤자 사춘기 소년의 변덕이랄까. 소년은 가끔 종종 시골 바닷가의 밤하늘에 취해 '나는 별이 낳은 아이'라며 중얼거리곤 했다.

또한 소년은 편지를 싫어했다. 당연시되는 답장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째서냐, 그리 물으면 소년은 요요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소년에게서 눈을 떼고 있자면 들려오는 것은 실에 감겨드는 바람 소리. 혼자 있을 때 종종 요요를 가지고 논다. 프로 의식이란 게 소년에게 있을 리 없으니 요요를 굴리고 실을 늘이는 것은 단순히 노는 것에 불과했다.

생일은 7월 7일. 생일날엔 어쩐지 늘 비가 왔다.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

부모와 위로 두 살 차이 형이 하나. 부모와는 가족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데면데면하다. 소년 본인은 객식구 같다고 말하는데, 부모와 자신 중 누가 '객식구' 쪽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소년 본인조차. 그런 이유로, 부모의 의견과 말은 형이 대신 전해주고 있다. 소년의 소식 또한 말하지 않는 본인을 대신해 형이 전해주는 중이라고 했던가. 고마워하지도 못할망정 늘 형에게 짜증이나 내지만…… 형 또한 그에게 지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형제, 그뿐이다.

그의 책상 서랍과 사물함에는 찢어진 편지지가 가득하다. 아무런 내용도 없는 그 종이엔 가끔 잉크 자국이 번져 있었다. 누군가 물으면 쓰다만 러브레터라며 소년은 능청스레 웃는다.



 

선관

 

 

 

텍관

시노하라 유키, B612 식물도감

산을 오를 때 시야 구석에서 보이는 노란 머리카락에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 그러나 그 입에서 나오는 말에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못할 게 분명했다. 같은 산을 오르고 있으면서도 산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시노하라의 목적이 산 그 자체라면 아키의 목표는 산 높은 곳에서 보는 별이었으니까. 꾸역꾸역 싫어하는 산을 오르는 아키에게 시노하라는 늘 재촉의 말을 건넸다. 아키는 단순한 주제에 발화점도 낮았으니 두 사람이 다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러나 시노하라를 마냥 싫어하는 건 아닌지 소년은 가끔 시노하라에게 먼저 가지 말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망원경을 조립하곤 했다. 시노하라가 제멋대로인 소년에게 휘말려 별을 본 게 몇 번이나 될까. 소년은 세길 그만둔다. 또한 그는 산에서 본 꽃의 이름이 궁금하다며 엉터리 솜씨로 그림을 그려 시노하라의 눈앞에 들이밀기도 했다. 설마 모르는 건 아니지? 질문을 하는 사람의 태도라기에 소년은 지나치게 건방졌지만.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두 사람에게 친하냐는 질문은 하지 않도록 하자. 반응이 어떨진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믿으며.

 

카타노야 스미레, 친구는 아니지만 아는 사이

늘 학교가 끝나면 어딜 가는 걸까. 카타노야와 아키를 보는 이들이 가지는, 변하지 않을 물음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물음을 가져본 적도 있겠다. 어디 가? 비밀이야? 알겠어, 잘 가. 내일 보자. 처음 행방을 물어본 건, 같은 곳에서 부딪쳤을 때. 오늘은 어디로 가? 어차피 난 일이 있어서 알아도 못 따라가겠지만… 응, 너도 잘 가. 느릿한 행동의 소년이지만 눈앞에서 떨어진 물건의 주인을 알면서도 무시할 순 없다. 카타노야가 떨어트린 물건을 주워 잽싸게 달려가 건네면, 카타노야는 소년에게 잡히는 대로 간식거리를 건네곤 했다. 그것뿐인가? 부딪쳐 다친 아키를 위해 다음 날 책상에 반창고를 올려둔다던가. 반창고와 간식거리를 마음에 담아둔 소년이 카타노야에게 건너는 것은 포도당 캔디(…). 둘은 늘 서로에게 행방을 묻는다. 같은 대답이 돌아올 걸 알면서도, 마치 그것이 규칙이라는 듯이. 키타노야가 묻지 않으면 서운해지는 지경에 이른 아키는 때때로 혼자 자신의 행방을 떠들어대곤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어째선지 둘은 서로를 친구라고 정의하지 않았다. 어쩌면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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